Alum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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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right © 2017. STUDIOS terra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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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Instal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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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정원 갖기 프로젝트
나만의 정원을 갖기 위해 노력한 나의 타임라인 정리 (강지은, 해마건축 건축설계본부)
아버지는 은퇴하기 3년 전부터 자신만의 공간을 준비하셨다. 대지를 고르고 매입하고 관리되지 않았던 땅에 칡을 걷어내고 소나무를 솎아내면서 아버지는 자신만의 공간을 구상하고 실현해냈다. 나무들도 심고, 연못도 직접 만들면서 하나씩 채워가는 모습이 부러웠다.
나도 나만의 정원을 갖고 싶다. 과거를 떠올려 보면 거주지를 옮겨 다니면서도 그 안에서 규모의 크기와는 상관없이 나만의 정원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처음 마음을 준 화분인 선인장은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가장 쉽게 기르는 것에 도전할 수 있었던 식물이었다. 사막에서도 살아남는 식물인데 그 통통했던 선인장은 말라 갔고, 어떻게 사라졌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 다음은 연구실 책상에 놓고 심적으로 의지하기 위해 산 행운목이었다.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책상과 창가를 옮겨 다니며 열심히 가꿨는데 초심과는 다르게 어디 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페이퍼 랜드스케이프 시간에 만들었던 나의 벅스호텔 또한 배봉관 보수공사로 인해 흔적 없이 사라져서 사진으로나마 추억한다. 그래서 요즘은 입양, 반려식물, 식집사라는 표현을 쓴다던데 난 식물을 키울 자격이 없는 것 같다.
최근 이사를 하게 되면서 집에 정원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한정된 공간에서 정원을 만드는데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한 것 중 첫 번째는 분재였다. 방 안에 전시한다는 느낌으로 조형성이 뛰어난 화분을 창가에 가져다 두면 좋을 것 같았다. Instargram이나 Pinterest에서 볼 수 있는 감성으로 약소하게나마 플랜테리어를 해보고자 인터넷으로 찾아본 화분만 몇 개인지 모르겠다. 이번엔 진짜 잘 키워보자 다짐하며 반려식물로 데려올 화분을 열심히 찾아보았지만 반려식물이라는 말이 붙어서 그런지 식물을 죽여선 안 된다는 부담감이 커 결국 결정하지 못했다.
다음 대안으로 떠오른 건 테라리움이었다. 우선 테라리움은 작은 공간에서 나만의 정원을 꾸미는 데 한계가 없다는 장점이 있었다. 테라리움을 찾아보면서 가장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산의 능선이었다. 사람들이 도시에서 쉽게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곳 중 하나이며, 내가 거주지를 고르는데 결정적 이유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테라리움을 만들기 위한 유리 케이스를 고르면서 산의 스케일을 담으려고 하니 규모가 자꾸 커졌다. 일이 계속 커지는 느낌이 들어 나의 정원에서 산은 직접 뒷산으로 다니기로 하고 배제하기로 했다.
나만의 정원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다가 주변 사람들에게 네 방 안에 정원을 꾸민다면 어떤 공간을 상상하는지에 대해 물어보았다. 첫 번째 친구는 햇빛이 잘 드는 베란다에 화초를 키우고 싶다고 했고, 두 번째 친구는 어느 곳이든 테이블을 두어 정원에서 차를 마시며 휴식을 즐기고 싶다고 했다. 또 다른 친구는 주방 근처에 텃밭을 꾸며 루꼴라와 바질을 키워 바로 바로 채취해서 요리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 나는 어떤 정원을 바라고 있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결론적으로 나는 오랜 고민 끝에 ‘너와 나의 새’라는 작품의 패브릭 포스터를 구매했다. 너무 뜬금없이 딴 길로 샌 느낌이 없지는 않지만 설명을 해보자면 나는 정원에서 그 안에 있는 어떤 것이든 그것을 보고 사색 및 심신의 안정을 느끼고 싶었다. 이 그림에선 두 명의 사람, 새 그리고 산봉우리가 나온다. 작가의 작품 의도는 두 사람과 날아가는 새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것 같지만 내 마음을 이끌었던 것은 그 장면의 배경인 겹쳐져 있는 산봉우리였다. 내가 테라리움에서 구현하고 싶었던 산의 형상을 이 그림에선 단순화하여 표현되어 있었는데도 그림을 보면 자연스럽게 내가 지금껏 봐왔던 산의 풍경과 그 공간에 함께 있었던 사람, 그날의 일들이 머릿속으로 그려져 내 공간 안에 두고 싶었다.
사실 지금 사는 공간이 넓지 않아서 이것저것 시도해 보고 싶어도 선 듯 나서기 힘든 건 사실이다. 그래도 계속해서 나의 공간에 채워질 정원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며 내가 원하는 모습을 찾아갈 것이다. 하루하루 노동의 대가를 통해 차곡차곡 쌓아가면 어느새 내 정원은 완성되어 있지 않을까?